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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기록/영화 & 드라마 후기17

어웨이크 (Awake) – 잠을 잘 수 없다는 공포, 그 안에서의 생존 뉴욕에서 토론토로 돌아오는 짧은 비행기 안에서 잠이나 자볼까 싶어 넷플릭스 오프라인 저장 영화에 들어갔다. 공항에서 미리 저장해놓은 어웨이크를 보기 시작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잠이 더 안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부터가 ‘Awake’이기도 했고 내용도 내 머릿속을 계속 깨어 있게 만들었다..ㅠ https://youtu.be/_hS___u12bw?feature=shared 영화는 아주 단순한 설정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갑자기 전 세계 사람들의 수면 기능이 멈춰버린다. 잠은 오지 않고, 사람들은 서서히 정신을 잃어간다. 처음에는 다들 농담처럼 넘기지만, 점점 눈 밑은 짙어지고, 생각은 흐려지고, 말과 행동은 서서히 망가진다. 의학적으로 3일이 고비라고들 하는.. 2025. 4. 23.
위플래쉬 (Whiplash) 영화 후기 – 박자보다 무서운 건 집요함 옐로나이프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뭘 볼까 하다가, 예전에 인상 깊게 봤던 영화 위플래시가 딱 떠올랐다. 드럼을 취미로 하다 보니 이 영화는 나한테 그냥 영화가 아니라 약간 정신 번쩍 들게 하는 자극 같은 느낌이 있어서… 다시 봐도 강렬했다맨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땐 ‘와 진짜 저렇게 피흘릴 정도로 연습한다고?’ 싶었고 두 번째 봤을 땐 ‘그래, 저렇게 열심히 하면 결과가 있는 건가봐!!’는 약간의 열정이 생겼었다. 근데 이번엔… 그 모든 감정 위에 좀 더 복잡한 생각들이 남았다.  주인공 앤드류는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 모든 걸 걸고 연습한다. 진짜, 손에서 피가 나도 안 멈춰. 땀도 아니고 피가 나는데 그냥 붕대 감고 또 연습함. 거기에다가 선생님 플레처는 그냥 괴물. 사람을 짜내고 또 짜서 .. 2025. 4. 10.
플립 (Flipped) – 첫사랑의 순수함, 그 아련하고 따뜻한 기억 영화 플립(Flipped)은 내가 정말 여러 번 봤던 영화 중 하나다. 한 다섯 번쯤 봤나? 그만큼 다시 볼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 시절의 감정들이 조용히 밀려온다. 순수한 아이들의 사랑 이야기지만, 어른이 돼서 보면 오히려 더 울컥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다.이야기는 주인공 줄리와 브라이스의 시선이 번갈아가며 전개된다. 같은 장면인데 서로 완전히 다르게 느끼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현실적이기도 해서 처음 볼 땐 웃음이 났다. 줄리는 자신만의 세계가 또렷한 아이고, 브라이스는 그 세계가 낯설고 조금은 부담스럽다. 처음엔 단순히 줄리가 짝사랑하는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그 감정의 흐름이 어른들 연애보다도 더 섬세하게 그려져서 놀랐다.   줄리는 닭을 키우고 나무에 오르고, 그 모든 행동이 진심이고 자연스.. 2025. 4. 9.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영화후기 넷플릭스를 켰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제목도 독특한데 런타임도 39분밖에 안 되는 단편영화라서 가볍게 보기 좋겠다 싶었는데… 보고 나서 머릿속에 오래 남는 영화였다.처음엔 ‘헨리 슈거’라는 좀 특이한 사람의 이야기라는 건가? 싶어서 틀었는데, 이건 그냥 어떤 “천재적인 남자”의 이야기라기보단, “사람이 욕심 없이 살아간다는 건 뭘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이야기는 한 남자가 병원에서 이상한 보고서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시력을 쓰지 않고도 ‘보는’ 능력을 가진 인도 남자의 이야기였는데, 이걸 읽은 헨리 슈거는 그 능력을 자기가 익히고 싶어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카지노에서 돈을 따기 위해서다.그래서 그는 눈을 감고도 ‘보는 법’을 몇 년에 걸쳐 연습한.. 2025. 4. 8.
영화 후기 - 코어 (The Core) 어릴 때 TV에서 우연히 봤던 영화 코어(The Core). 그때는 뭔가 진지한 듯 아닌 듯, 말도 안 되는데 또 묘하게 몰입되던 그 느낌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다. 이후로도 채널 돌리다가 나오면 그냥 틀어놓고 보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킬링타임용 영화 리스트에서 빠질 수 없는 작품이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줄거리는 간단하면서도 거대하다. 지구의 핵이 멈췄다. 그래서 이상기후, 새들이 떼죽음, 전자기기 마비… 전 세계가 대재앙의 초입에 놓인다. 그래서 주인공 일행이 특수 제작된 드릴(?) 같은 걸 타고 지구 중심부, 코어로 직접 들어가서 다시 핵을 ‘재부팅’(?)해야 한다는 미션을 수행한ㄷㅏ 두둥    아마겟돈이 하늘 위라면, 코어는 그 반대로 지구의 가장 깊은 속으로 향한다. 그런 점에서 이 .. 2025. 4. 8.
옥자 (Okja) – 사랑스럽고 잔인했던 그 생명체 넷플릭스에서 옥자를 본 건 꽤 오래전인데, 그날 이후로 일주일 동안은 진심으로 고기를 못 먹었다. 그냥 보기 전에는 “아, 봉준호 감독 영화네? 틸다 스윈튼이 나온대” 하면서 편한 마음으로 봤는데, 보고 나서는 마음이 어딘가 눅눅해지고 먹먹해져서 입맛이 뚝 떨어졌다....영화는 아주 단순한 구조다. 산골 소녀 미자가 슈퍼돼지 ‘옥자’를 키우며 함께 살아가다가, 다국적 기업에 의해 옥자가 빼앗기고, 미자가 그걸 되찾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 근데 뭐랄까. 이 단순한 틀 안에 너무 많은 감정과 메시지가 들어 있어서 영화가 끝나고 나면 혼란스러울 정도로 여운이 오래 남는다.처음엔 옥자가 진짜 너무 귀여움. 코끼리 같기도 하고 강아지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엔 응? 했는데 축 처진 눈이 너무 귀여움. .. 2025.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