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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기록/영화 & 드라마 후기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영화후기

by Canak 2025. 4. 8.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넷플릭스를 켰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제목도 독특한데 런타임도 39분밖에 안 되는 단편영화라서 가볍게 보기 좋겠다 싶었는데… 보고 나서 머릿속에 오래 남는 영화였다.

처음엔 ‘헨리 슈거’라는 좀 특이한 사람의 이야기라는 건가? 싶어서 틀었는데, 이건 그냥 어떤 “천재적인 남자”의 이야기라기보단, “사람이 욕심 없이 살아간다는 건 뭘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이야기는 한 남자가 병원에서 이상한 보고서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시력을 쓰지 않고도 ‘보는’ 능력을 가진 인도 남자의 이야기였는데, 이걸 읽은 헨리 슈거는 그 능력을 자기가 익히고 싶어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카지노에서 돈을 따기 위해서다.

그래서 그는 눈을 감고도 ‘보는 법’을 몇 년에 걸쳐 연습한다. 그러다 결국 눈을 감은 채로도 카드의 모양과 숫자를 알게 되고, 카지노에서 엄청난 돈을 따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끝날 줄 알았는데… 진짜 이야기는 그다음부터였다.

헨리는 어느 순간 깨닫는다. ‘내가 이렇게 돈을 많이 벌었는데, 그걸 다 나 혼자 쓰는 건 너무 멍청한 일 아닌가?’ 그렇게 그는 자신이 벌어들인 돈을, 사람들을 돕는 데 쓰기 시작한다. 이름도 남기지 않고, 수익도 바라지 않고, 정말 순수하게.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영화를 다 보고 나니까 ‘결국 사람을 바꾸는 건 돈이 아니라 깨달음’이라는 메시지가 마음속에 남더라. 단편영화라서 빠르게 진행되지만, 중간중간 배우들이 관객을 향해 직접 대사를 치는 방식도 재밌었고, 무대극처럼 촬영된 장면들도 신선했다.

그리고 랄프 파인즈, 베네딕트 컴버배치, 데브 파텔… 배우진이 너무 탄탄해서 짧은 시간 안에도 몰입감이 어마어마하다. 연극과 영화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분위기라서, 호불호는 조금 갈릴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나는 너무 좋았음. 특히 마지막 내레이션에서 들려주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의 존재에 대한 얘기가 따뜻하면서도 묘하게 슬픈 느낌이 들었다.


심심할 때 보기 좋은 영화이기도 하고, 잠깐의 여운이 필요한 날 보기에도 딱 좋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39분이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더 길었으면 이 집중도가 안 나왔을 것 같기도.

넷플릭스에서 조용히 빛나는 작품, 추천하고 싶어서 이렇게 끄적여본다.